허리디스크가 왔는데, 수영해도 괜찮을까?
2023년 7월 제주에 내려온 뒤, 어느덧 제주살이 4년 차가 된 ‘육지것’입니다.
제주에서는 육지에서 내려온 사람을 흔히 ‘육지것’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제주살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내 몸이 보내는 조그만 신호에도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허리 통증
사실 저는 2006년에 척추 수술을 받았었어요. 당시엔 다리를 질질 끌 정도로 아파서 단순한 다리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문제는 다리가 아니라 허리 쪽에 있었고, 결국 허리에 나사를 고정하는 수술까지 받게 됐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고, 20대 때부터 해오던 수영도 계속하면서 20년 동안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지내왔습니다.
그렇게 별 탈 없이 지내왔는데, 2026년 6월 다시 허리 통증이 찾아왔어요.
병원에 가보니 예전에 수술했던 부위 바로 위쪽 디스크에 새로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우선 약물 치료를 해보자고 해서 한 달치 약을 받아왔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한 가지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 40년 넘게 함께한 수영, 계속해도 괜찮을까?
'내가 20살 때부터 해온 수영, 지금처럼 계속해도 될까?'
답을 몰라 우선은 평소처럼 수영장에 나가봤어요. 원래는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을 한 세트로 묶어서 3~4세트씩 돌곤 했는데요.
디스크 진단을 받고 며칠 수영을 해보니 이상하게 골반 양쪽이 뻐근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물속에 있을 땐 가벼운 것 같은데, 마치고 나오면 허리와 골반 주변이 묘하게 불편했습니다.
🌿 접영과 평영은 잠시 쉬고, 자유형과 배영부터
결국 진료를 보러 가서 의사 선생님께 직접 여쭤봤어요. 디스크가 있는 상태에서 수영을 계속해도 되는지 말이죠.
의사 선생님의 대답은 의외로 명확했습니다.
"접영과 평영은 당분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자유형과 배영 위주로 가볍게 시작해 보세요."
허리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동작은 당분간 피하고, 제 상태를 보면서 천천히 운동 강도를 조절해보자고 하셨습니다.
그 뒤로는 선생님 말씀대로 자유형과 배영만 천천히 하고 있어요. 어떤 날은 물속에서 몸이 한결 가볍고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또 어떤 날은 운동 후에 골반이 뻐근해지기도 해요.
그래서 아직은 무리하지 않고, 수영을 한 뒤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천천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 수영이 약이냐 독이냐보다 중요한 것
직접 겪어보니 무조건 좋은 운동도, 무조건 나쁜 운동도 아닌 것 같아요. 운동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몸 상태를 무시한 채 예전처럼 무리하는 것'이 진짜 독이 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수영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오늘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 귀 기울여 주는 일'이라는 걸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조급해하지 않고, 내 몸과 다정하게 대화 나누듯 한 걸음씩 천천히 걸어가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오늘 내 몸이 건네는 작은 목소리에 한 번 귀 기울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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