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무엇이고 잡초는 무엇인가

꽃은 무엇이고, 잡초는​ 무엇인가

돌담 길 수국과 민들레가 건네는 말: 꽃과 잡초의 경계를 넘어

​​비 내리는 정원에서 만난 존재의 가치와 건강한 '바른 생활'의 시작

 

​비가 살랑살랑 대지를 적시는 촉촉한 오후입니다. 대나무 차양 아래 잘 가꾸어진 수국 무리가 탐스럽게 피어 있고, 갤러리 뒤편 로저캐슬로 가는 길목의 오래된 돌담 사이에는 진보라색 수국이 한 무더기 피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그 화려한 진보라색 수국 사이에, 누구의 눈길도 바라지 않은 채 다소곳하게 피어난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가 보입니다. 

마침 비도 내리니 흙이 부드러워졌을 때 얼른 잡초 뽑으라는 주변의 말을 듣습니다. 그 순간 손을 멈추고 가만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도대체 꽃은 무엇이고, 잡초는 무엇일까요? 수국의 무리 속에 민들레 한 송이가 피어 있으면 민들레가 잡초가 되고, 반대로 민들레의 무리 속에 수국 한 송이가 솟아나 있으면 수국이 잡초가 되는 것일까요?

쿠즈 갤러리 뒤편 연못을 지나 로저캐슬로 가는 길

​생각해보면 이것은 본질적으로 꽃과 잡초라는 이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저 자신이 태어난 자리에서 저마다의 빛깔로 최선을 다해 피어난 생명들일 뿐입니다. 단지 인간의 기준과 편의에 따라,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꽃'이라 부르고 원치 않는 곳에 피어나면 '잡초'라 이름을 붙여 배척할 뿐이지요. 

이것은 비단 식물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인간관계나 사회 속에서 흔히 부딪히는 수많은 일과 닮아 있습니다. 

어떤 관계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모든 것은 다 다르게 다가옵니다. 내가 정해둔 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타인을 무가치한 '잡초'로 취급해 버리거나, 반대로 나 스스로를 누군가의 밭에 잘못 돋아난 쓸모없는 풀처럼 여겨 낙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마다의 존재는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한 무더기의 수국 사이에 홀로 핀 민들레꽃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른 생활'이란, 바로 이러한 시선의 전환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단순히 정해진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을 넘어, 내 주변의 모든 존재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포용하는 건강한 마음이 진짜 바른 생활의 중심입니다.

돌담 사이의 민들레를 거칠게 뽑아내야 할 방해물로 볼 수도 있지만, 진보라색 수국을 더 돋보이게 하고 단조로운 풍경에 따스한 노란색 포인트를 더해주는 고마운 이웃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내 마음의 차양을 넓게 펼치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에 뽑아 버려야 할 잡초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피어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 

비 내리는 날, 돌담 길 수국 무리 사이에서 당당하게 고개를 든 노란 민들레를 보며 다짐해 봅니다. 

내 삶의 모든 관계 속에서 편견의 칼날을 내려놓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안아주는 따뜻하고 건강한 '바른 생활 지킴이'가 되겠노라고 말입니다.

 살랑이는 빗줄기가 마음속 해묵은 편견마저 깨끗하게 씻어 내려주는 듯한 서정적인 오후입니다.

​✍️ 오늘의 한 줄 평

"꽃과 잡초의 차이는 존재가 아니라 바라보는 마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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