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없는 그림이 제게 건넨 이야기
Gallery Story #2
제목없는 그림이 제게 건넨 이야기
작품 앞에 잠시 멈춰 서서
탐나라공화국에서 근무하면서 시간이 날 때면 저는 헌책도서관 안에 있는 NFT 갤러리를 천천히 둘러보곤 합니다.
이번에 제 발걸음을 멈추게 한 작품은 아무런 설명이 없었습니다.
작품의 제목도 없고, 작품을 소개하는 글도 없었습니다.
탐나라공화국 안에 있는 강우현 대표의 작품들 중에는 제목없는 작품이 상당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우리는 보통 제목을 먼저 읽고 작품을 바라보는 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설명이 없으니 오히려 그림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노란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바나나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바라보고 있으니 이번에는 꽃처럼 보였습니다.
다시 한참을 바라보니 물고기 같기도 했습니다.
그림은 그대로인데 제 생각만 계속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 그림은 하나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은 아닐까.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느낀 감상입니다.
다른 사람이 본다면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오히려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한참 동안 그림 앞에 서 있었습니다.
제목이 없으니 누가 먼저 답을 알려주지 않았고, 설명이 없으니 제 생각대로 천천히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오늘의 저는 바나나를 떠올렸고, 꽃을 떠올렸으며, 물고기를 떠올렸습니다.
내일 다시 이 그림을 본다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내일의 저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보며 하나의 제목을 마음속으로 붙여 보았습니다.
'상상'
오늘의 저에게 이 작품은 그렇게 읽혔습니다.
오늘의 생각
제목이 없는 그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오래 바라볼 시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어쩌면 좋은 작품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작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늘의 한 줄
제목이 없는 그림은, 보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비로소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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