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에서 탐나라공화국이 되기까지
황무지에서 탐나라공화국이 되기까지
관광청 벽에서 만난 10가지 상상 이야기
안녕하세요. 바른건강지킴이입니다.
탐나라공화국 관광청 건물에 들어서면 왼쪽 벽면에 여러 장의 패널이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매일 출근해서 오가며 보는 곳이라 이제는 익숙할 법도 한데, 가끔 천천히 읽어보면 전에 보이지 않던 문장이 새롭게 눈에 들어옵니다.
‘용이 된 바위’, ‘노자를 만나다’, ‘빗물을 모으다’, ‘업사이클링’, ‘상상을 현실로’, ‘하늘을 비추는 거울’, ‘마그마보이&인어공주’, ‘기적을 보다’….
제목부터 조금 엉뚱합니다.
그런데 하나씩 읽다 보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탐나라공화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짧은 이야기 속에 꽤 재미있게 담아놓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황무지에서 시작된 엉뚱한 상상
탐나라공화국은 처음부터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 물 한 방울도 귀했던 황무지에 돌을 쌓고 땅을 일구고 나무를 심었습니다.
그 시작에 있었던 말이 참 탐나라답습니다.
‘황무지를 단무지로 바꾸자.’
처음 들으면 웃음부터 나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을 돌아다녀 보면 그 말이 단순한 농담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돌투성이 땅에는 나무가 자라고, 없던 길이 생기고,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하나둘 만들어졌으니까요.
매일 이곳을 오가면서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처음 이 황무지를 바라본 사람의 눈에는 대체 무엇이 보였을까?’
지금 있는 것을 보는 것과 아직 없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요.
🌿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제주에서는 비가 많이 내립니다.
탐나라공화국에서는 그 빗물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모았습니다.
“하늘에 빨대를 꽂아 빗물을 모아볼까?”
패널에 적힌 이 문장도 처음 보면 재미있습니다.
그렇게 모인 빗물은 연못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의 나무와 풀,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업사이클링’ 패널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쓸모가 적다고 버려지는 물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디자인과 용도를 바꾸고, 손길을 더해 전혀 다른 물건으로 만들어냅니다.
탐나라공화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건 원래 이렇게 쓰는 물건이었나?’
버려진 것, 굴러다니던 것, 별것 아닌 것들이 엉뚱한 곳에서 제법 근사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바위에 점 하나 찍었더니 용이 되었다
제가 재미있게 보는 패널 가운데 하나가 ‘용이 된 바위’입니다.
거대한 바위를 그냥 바위로 두지 않고 점을 찍고 비늘을 새겨 200미터가 넘는 와룡으로 바라봤다는 이야기입니다.
바위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바위를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진 것입니다.
‘노자를 만나다’도 탐나라공화국을 이해하는데 재미있는 단서를 줍니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나무를 심으니 숲이 되고, 땅을 파고 빗물을 모으니 연못이 되고, 없던 길을 하나씩 만들어갑니다.
없는 것을 불평하기보다 ‘없는 곳에서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
관광청 벽의 짧은 글들을 읽다 보면 탐나라공화국 곳곳에서 보았던 풍경들이 하나씩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 돌도 책도 버리지 않으면 이야기가 된다
‘바위에 피어나는 문화’와 ‘보물이 된 헌책들’도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이야기입니다.
돌가루는 도자기가 되고, 못생긴 돌은 또 다른 모습으로 공간의 일부가 됩니다.
버려질 뻔한 헌책들도 한곳에 모였습니다.
수많은 책이 빼곡하게 들어찬 헌책도서관에 들어가 보면 새 책으로 가득한 반듯한 도서관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미 다 읽은 오래된 책이었겠지만, 이곳에 모이니 그 자체가 하나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탐나라공화국에서는 새것을 가져다 채우는 것보다 이미 있는 것을 다시 바라보는 일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 마그마보이와 인어공주, 상상이 이야기가 되다
그리고 이름부터 눈길을 끄는 것이 ‘마그마보이&인어공주’입니다.
땅속 용암나라에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마그마보이가 있고, 화산이 폭발하기 전 제주 바다에는 인어가 살고 있었다는 상상에서 출발합니다.
패널에는 안데르센상 수상작가인 브라질의 로저 멜로와 강우현 대표가 2년 동안 제주의 새로운 전설을 꾸며 동화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적혀 있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를 따질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주라는 섬을 바라보면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으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보는 것.
저는 그것이 마그마보이와 인어공주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관광청 벽을 다시 한번 천천히 보게 됩니다
‘기적을 보다’ 패널에는 돌산에 숲이 생기고 새가 날아들며, 빗물이 고인 인공연못에는 물고기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의 탐나라공화국만 본 사람에게는 원래부터 이런 곳이었던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광청 벽의 패널들을 하나씩 읽고 밖으로 나가보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연못 하나, 돌 하나, 나무 한 그루도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매일 이곳에서 일하면서 익숙하게 지나치는 풍경이 많습니다.
그런데 관광청 벽의 이야기들을 다시 읽고 밖을 바라보니 평소 보던 돌과 나무가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없는 것을 만들어내고, 버려진 것을 다시 쓰고, 평범한 바위 하나에도 이야기를 붙이는 곳.
어쩌면 관광청 벽에 붙어 있는 이 패널들이 탐나라공화국을 이해하는 가장 짧은 안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늘의 한 줄
“있는 것을 다르게 바라보는 순간,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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